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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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퍼실리테이터가 되는 그 날까지
최고관리자 202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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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말했다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하나 드리고 싶군요. 정말 훌륭한 개최국 역할을 해주셨으니까요."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에게만 질문권을 준 절호의 순간, 손을 드는 한국 기자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숨죽인 침묵,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없자 대신 질문을 해도 되겠냐며 손을 든 기자는 중국 기자였다. 치열한 질문 경쟁에 익숙한 서구 기자들에게 한국 기자들의 지나친 수줍음은 두고 두고 회자되었다고 한다

 

왜 우리는 질문하는데 어려움을 느낄까

 

어렸을 때 내 생각을 말하고 질문을 하면 혼이 났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데 버릇없이 손을 들어도 안 된다고 했다. 늘 정답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신중하게 대답해야 했고, 틀리면 한동안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감당해야 했다. 이런 문화를 지나온 사람들이라면 한국 기자들이 가엾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대로 괜찮은가?

 

이제는 우리가 알던 교실의 풍경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최근 종영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도준(송중기 분)처럼 모든 기억을 간직한 채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지금 학교는 어떤 모습인지 경험해 볼 수 있을텐데 그럴 재주가 없어 학교의 실체를 경험해볼 길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조직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우리 팀의 회의는 "회의라는 가면을 쓴 인민재판 같아." 라며 하소연을 하던 동료가 있었다. 재판장의 살벌한 분위기 안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조직마다 회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역부족이다. 다행인 것은 뭔가 꿈틀거리며 판을 흔들고 있다는 거다

 

사내 퍼실리테이터가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사내 퍼실리테이터가 양성되며 회의 모습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 퍼실리테이션 철학을 공감하고 꾸준히 학습을 이어나간 사람들이 조직 내에서 의견을 모으고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한 두 명의 퍼실리테이터로 시작해 모든 조직원들이 퍼실리테이터가 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러면 조직 내 회의도 가고 싶은 이벤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기분 좋은 상상이다이런 날을 위해 인피플에서는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매월 열리는 퍼실리테이터 공개과정에서 열정적인 퍼실리테이터를 배출하고 프로보노 활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 1 11일부터 열린 공개과정은 조금 특별했다.

인피플이 창립 15주년(1/14)을 맞아 퍼실리테이터 공개과정에 15분을 무료로 초대해 퍼실리테이션을 전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참석하신 분들이 인피플의 생일을 함께 축하해 주셔서 더 뜻깊은 시간이었다. 15년을 달려온 것처럼 또 15년을 내다보고 달려갈 것이다. 이 땅의 모두가 퍼실리테이터가 되는 그 날까지

 


모바일ver.[15주년 Special] 공개과정 스케치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