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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와 퍼실리테이터
관리자 2017-07-04

미용사와 퍼실리테이터

짧은 숏컷 스타일을 늘 멋지게 하고 다니시는 한 지인은 한 달에 한번씩 꼬박 한 시간은 족히 넘는 거리를 운전해서 담당 미용사를 찾아가 머리를 하고 계신다고 한다. 믿고 맡길 헤어 디자이너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은 친한 친구가 한 동네에 사는 것만큼 든든하고 소소한 행복인 것이다.

헤어 디자이너.jpg


부모님의 머리카락을 정확히 반반 닮아서 한쪽은 생머리, 한쪽은 곱슬머리인 내 머리는 나이 40대 중반을 넘어가는 동안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쳤다. 그러니 새로운 동네 미용실 원장님이 세 번째 머리를 해주시고 나서야 ‘이제 언니 머리 스타일 알겠네’라고 하셨을 때 느낀 감사함, 편안함을 여러 번 말해 뭘 하겠는가. 다소 큰 내 머리 모양, 얇고 힘 없는 머리카락 같은 겉모습 외에도 내가 입은 옷, 말하는 것을 보고 취향을 읽어내면서 머리 주인인 내가 보기에도 예쁠 정도로 맘에 드는 스타일을 만들어내시는 노련한 나의 단골 미용실 원장님은 건물주이기도 하시다. 건물주이시니 당분간 이사 갈 일은 없으시겠지.
벌써 상반기에 다양한 고객들이 크고 작은 워크숍을 외부 퍼실리테이터인 인피플 컨설팅에 맡기셨다. 자동차, 대형마트 유통, 제약사, 온라인 쇼핑, 언론사, 화장품, 건설사, 대학병원, 그리고 멀리 세종신도시의 정부 부처와 지자체들, 해외 유관기관들까지. 

2017년 상반기 고객사.jpg


퍼실리테이터의 경험과 기술을 믿고 워크숍 행사를 열고, 조직의 구성원들을 초대하고, 백지에서 시작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그 여정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멋진 스토리들이 마치 어제일처럼 아직도 생생하다. 워크숍 참석자들 스스로가 갖고 있는 조직에 대한 자부심, 동료에 대한 애정, 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을 북돋아 주었을 때, 워크숍 참석자들이 워크숍 프로세스를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며 결과를 도출하면서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은 한편의 드라마 같기도 하다. 낯선 미용사에게 제 머리 하나도 과감하게 맡기지 못하는 필자가 보기에 워크숍 참석자들이 생전 처음 만나는 퍼실리테이터를 믿고, 문제를 해결하며 스토리를 엮어가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식물을 재배할 수만 있다면 그 땅을 정복할 수 있다. 나는 화성에 감자를 심었으니, 나는 화성을 정복했다."
화성에 홀로 남겨져 감자 농사를 지어 생존한 영화 마션의 맷 데이먼의 자부심 어린 말에 빗대자면, 퍼실리테이터는 ‘워크숍을 퍼실리테이션 하고 나면, 그 조직을 진정으로 알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택배로 물건을 받고, 도로에서 운전을 하고, 커피숍에서 차를 한잔 마시는 평범한 일상에서 그냥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선명해 질 때가 있다. 바로 워크숍을 하면서 만난 고객들의 제품과 브랜드들인데, 마치 영화처럼 회색 세상에 있던 제품과 브랜드가 비로소 선명한 컬러로 눈에 들어오고, 귀에 꽂히기 시작하는 것이다. 퍼실리테이터는 ‘워크숍을 퍼실리테이션하고 나면, 그 조직을 사랑하게 된다’가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다이어리에 2016년 이라고 가끔 적을 정도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2017년 상반기를 보내며, 낯선 헤어 디자이너와 같은 인피플 컨설팅의 퍼실리테이터들에게 워크숍을 맡기고 그 여정에 함께 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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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그래서 아직 우리에게 회색 브랜드인 미지의 고객들에게 미리 인사를 드린다. ‘조만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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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미 대표
인피플 컨설팅(chaehongmi@inpeop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