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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회의를 풀어주는 질문 방법
관리자 2017-05-10

막힌 회의를 풀어주는 질문 방법


얼마 전 한 고객사의 요청으로 대규모 워크숍을 진행하게 되었다. 각 본부별로 이상적인 미래상을 정의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개선 과제를 도출하는 워크숍이었다. 워크숍을 의뢰한 스폰서의 가장 큰 요청사항과 우려는 개선 과제가 1년 안에 실행할 수 있는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도출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120명을 대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진행하는 워크숍이었기 때문에 스폰서가 원하는 개선 과제의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참석자들이 동일한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결과물에 대한 예시를 미리 준비하여 참고할 수 있도록 안내 후에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을 진행하면서 조별로 도출된 개선 과제를 살펴보는데, 매우 구체적인 개선 과제를 도출한 조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조도 많이 있었다. 서로 다른 레벨의 개선 과제들을 보면서 필자는 퍼실리테이터로서 토론 결과에 대해 어느 정도로 개입을 할지 두 가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첫번째 고민은 이 분야에 대해 참석자만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토론 결과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것, 두번째 고민은 참석자들이 어떻게 하면 스스로 토론 결과물에 대해 한 단계 더 깊은 고민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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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고민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질문’을 하기로 했다. 조마다 돌아다니며 꼼꼼히 개선 과제를 살펴보고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 개선 과제는 시행 완료 하는데 어느 정도 기간이 걸릴까요?” “ 본부 자체에서 해결 가능한 과제인가요?” “ 이것을 진행하는 주체는 누구인가요?” “이것을 선정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등등. 개선 과제를 왜 이렇게 기술하였는지에 대한 이유를 묻고, 내용이 모호하거나 추상적인 부분은 구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면서 참석자들과 개선 과제를 점검하고 토론을 이어서 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


질문은 참석자와 회의 퍼실리테이터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중국 고사성어에 불문불문(不聞不問)이라는 말이 있다. ‘무관심, 자기 일 이외의 일에는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 남의 말을 듣지도 않고 남에게 묻지도 않다.’ 라는 뜻이다. 이 고사성어는 퍼실리테이터로서 ‘묻지 않으면 들을 것이 없다’로 재해석할 수 있다. 질문은 참석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고 토의를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회의를 생산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런데 좋은 질문은 좋은 답을 끌어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는 질문은 오히려 회의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 구체적인 답을 원한다면, 질문 또한 구체적으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질문해야만 한다. 구체적인 질문은 참석자들의 막힌 사고를 확장하여 토론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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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정체되었거나, 논의와 상관없는 주제로 말을 하거나, 적절한 해결안이 간과되었거나, 의미가 모호할 때 등 질문하는 상황은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질문이란 “이 주제는 다시 논의해야 할 것 같은데요? “ 등과 같이 판단을 먼저 하는 것이 아니라 “ ○○○측면에서 해결안을 찾을 수 있진 않을까요?” “무엇 때문에 중요한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처럼 참석자들과 소통을 하며 논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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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부터 ICA 멤버로서 대표적인 ToP 퍼실리테이터인 Bill Staples의 교육을 들은 적이 있다. 그 교육의 마지막에 참석자 중 한 명이 그에게 “오랜 경력을 가진 퍼실리테이터로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라는 물음에 Bill Staples은 “퍼실리테이터는 질문하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회의에서 쌍방향 소통으로 참석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 질 높은 회의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 다양한 질문을 고민하고 연습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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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수석 컨설턴트, 인피플 컨설팅

rebijy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