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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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와 함께 완성한 그래픽 레코딩
관리자 2017-05-17

참석자와 함께 완성한 그래픽 레코딩


워크숍현장에서 그레픽 레코딩을 위한 준비를 하고 내용을 기록하다 보면 참석자들의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다.
종이에 그려진 포스터나 레코딩을 위한 희고 긴 종이가 벽에 붙어있는 자체만으로도 흥미롭게 바라보는 분들이 대다수이며, 조용히 관찰하는 사람부터 어떻게 하면 이렇게 그릴 수 있는지 놀라워하거나, 조심스럽게 오타를 찾아 주시는 감사한 분들도 있다. 아날로그적인 그림 속에 본인들이 논의한 내용이 기록된다는 것은 흥미로움 그 자체일 것이다.

그렇지만 흥미로움에서 끝나서는 그저 보여주기식 이벤트로만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참석자들이 공감할 수 있고 결과물이 자신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참여시키는 것을 항상 고민하게 된다.


최근 있었던 모그룹의 신임중역과정에서 이뤄졌던 그래픽 레코딩은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내용에 관여하고 피드백을 주는 등 관심도가 남달랐다.

매년 1회씩 어느덧 3년째 참여하게 된 금번 워크숍은 예년과 달리 소수의 인원이 참석을 했다. 규모가 작아 분위기가 오붓하고 공간도 아담해서 참석자와 바로 앞에서 얼굴을 대하는 기회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이분들께 뭔가 특별한 정성을 쏟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참석자들 얼굴 하나하나를 모두 그려넣어 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참석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다. 얼굴을 그리기 위해 사진 찍는 것을 어색하고 쑥스러워 하던 분들도 작은 목소리로 ‘얼굴살 좀 빼서 그려주세요’라며 내심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그려지나 매 쉬는 시간마다 체크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진땀을 조금 빼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워 하시는 모습에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픽 레코딩1.png


물론 이렇게 참석자들 얼굴을 그려 넣는 것 만으로 적극적으로 레코딩에 참여시켰다고 볼 순 없다. 이번 레코딩이 달랐던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금번 워크샵은 참석자들이 회사가 요구하는 중역으로서의 역할과 행동을 공유하고, 본인들이 생각하는 역할과 행동을 수립한 후 각자의 다짐과 액션플랜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참석자들이 정한 내용들은 레코딩에 그대로 기록된다. 중역 한분 한분의 다짐과 액션플랜을 담은 레코딩 결과물은 초상화와 함께 본인들의 책상 위에 두고, 항상 그 내용을  확인하며 자신의 다짐을 리마인드하게 된다.  개인별 결과물의 내용은 한번 정해지면 번복이 불가하기 때문에 본인들이 정한 액션플랜의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고, 스스로가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은 끝까지 질문하고 합의해가면서 100% 받아들이고 실천할 수 있을 때 결론을 내놓았다. 그리고 신임 중역들은 그 결과물을 담아내는 레코딩 과정 역시 수시로 확인하고 피드백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참석자들이 내용에 공을 들이고, 어떻게 레코딩되고 있는지 관심있게 보고 피드백 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 레코딩 결과물은 온전히 그래픽 레코더 혼자만 벽을 향한 채 그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가치를 갖게 된다.


물론 모든 현장에서 이런 조건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참석자들 스스로 주인공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포스터나 레코딩하는 과정에서 참석자의 업무 특성과 환경 등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이미지를 선택해 그리려고 한다.
“이것은 우리를 위해 특별히 그려주신 건가요? 오늘 열심히 참여해야겠네요~.” 라는 말을 듣는 것이 그래픽 레코더로서 보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래픽 레코딩4.png


이은현 수석.png

이은현 수석컨설턴트
(sfriic@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