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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의 중요성
관리자 2017-03-03

공감(共感)의 중요성 


 최근 한 고객사에서 아주 흥미진진한 워크숍을 의뢰하였다. 실제 그 고객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유저들과 고객사 직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 워크숍을 진행하고 싶다고 한 것이다. 왠지 세상에 없는 서비스나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을 안고 센싱 미팅을 통해 워크숍 스폰서인 고객사부터, 참석자인 고객사 유저까지 인터뷰를 통해 이 워크숍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


첫 번째 유저 인터뷰에서 필자는 기록자 역할을 하였다. 워크숍 참석자 인터뷰를 할 때 Interviewee와 Interviewer 간 원활한 대화진행을 위해서 기록자로 함께 미팅에 참여한 것이다. 그날의 인터뷰에서 가장 집중 한 것은 빠르게 기록하기였던 것 같다. 소란스러운 카페에서 업무 시간을 쪼개서 나와준 인터뷰이의 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바삐 손을 움직였다.


두 번째 인터뷰는 첫 번째 인터뷰 삼 일 후에 진행되었다. 첫 번째 인터뷰와 차이가 있다면 바쁜 스케줄로 인해 동행할 기록자가 없어서 혼자 가게 되었다는 점이다. 유저가 근무하는 회사로 찾아가서 늘 하던 것처럼 워크숍에 대한 기대와 우려사항, 그리고 유저가 현재 겪고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는데 몇 일 전에 들은 것과 유사한 내용으로 답변했다. 그런데 이번 인터뷰에서는 기록보다는 그와 대화하는 것에 집중했다. 혼자 진행하는 인터뷰이기 때문에 유저의 상황, 고민, 속마음이 무엇인지 혼자서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인터뷰이와 눈을 맞추고, 표정과 목소리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때로는 답변 내용에 대해 잠시 시간을 두고 생각 해보기도 하며 조용히 듣는 데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한 시간 반을 훌쩍 넘어가 버렸다. 인터뷰 말미에는 필자의 가슴이 울컥했다. 창피하지만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사실 이 유저들은 어떤 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였다. 그 질환을 대하는 일반 사람들의 왜곡된 시선과 편견 속에서 차별을 받는 현실이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분명히 1차 인터뷰에서도 들었던 내용이지만 이번에는 더 깊고 강하게 그들의 고통이 느껴졌다. 아마도 그런 필자의 마음을 인터뷰이도 느꼈나 보다. 돌아오는 길에 문자가 왔다. 먼 길 와주어서 고맙고, 이 워크숍이 정말 잘 되기를 바란다는… 그분에게 워크숍이 서로에게 윈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진심으로 답문을 보냈다. 



이 워크숍은 아직 플래닝 중이다. 워크숍을 의뢰한 스폰서와, 각기 다른 단체에서 참석하는 유저들의 입장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모아서 모두가 만족하는 워크숍을 진행한다는 것은 역시 쉽지 않다. 하지만. 그것을 준비하는 퍼실리테이터로서 센싱 미팅 초반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진심으로 이 워크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바라고, 그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되는 결과가 도출되길 바라는 퍼실리테이터로서 강한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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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인터뷰와 두 번째 인터뷰를 진행할 때 필자의 목적과 마음가짐을 달랐다. 첫 번째는 기록자로서 오로지 빨리 기록하는 데 집중했고 두 번째 인터뷰는 진행자로서 유저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했다. 목적이 다르니 비슷한 답변을 들어도 느끼는 감정과 이해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퍼실리테이터로서 워크숍을 의뢰받으면 최상의 워크숍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아젠다를 설계하는데, 센싱 미팅에서 얼마나 참석자들의 견해를 깊이 있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도출되는 결과물의 질이 차이 난다. 그렇기때문에 센싱 미팅을 통해 고객과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의 유대감을 느끼며, 고객과 동일한 시각으로 공감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공감하고자 노력하고 마음을 먹으면 공감력이 올라갈까? 몇 년 전 감정코칭 수업을 들었을 때 공감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감정부터 살펴보고 나의 감정을 스스로 확인하고 인정하고 편안해지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볼 여유가 생긴다고 하였다. 그런데 바쁜 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새로운 것에 대해 감각이 무뎌지고,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해 권태감이 느껴지면 업무를 통해서 협력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공감하게 될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다. 


최근에는 여러가지 목적으로 공감력을 향상하기 위한 마음피트니스 훈련까지도 하는 것을 보았다. 스스로의 마음에 여유가 생겼을 때 함께 하는 사람들과 유대감이 형성되고 소통과 공감 능력이 향상되어 직장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리의 마음은 현재 어떤가? 

누군가의 마음을 바라볼 여유가 없다면 잠시 쉬면서 스스로의 마음부터 살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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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수석 컨설턴트, 인피플 컨설팅 

rebijy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