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칼럼

한류, 위기인가 기회인가?
최송화 2017-01-04

한류, 위기인가 기회인가?


최근 들어 언론이나 SNS에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또는 금한령(禁韓令)에 대한 보도를 자주 접하게 된다. 중국 정부에서 한국 연예인의 방송, 광고, 행사 출연을 금지하고,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의 방영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시장을 겨냥해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화랑’도 1, 2회차만 방영되고, 3회차부터 동시 방영이 중단되는 등 중국 TV에서 한국 연예인의 얼굴이 사라지고, 합작 영화, 드라마 및 예능프로그램의 제작이 중단되면서 관련 인원들이 모두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작년에 중국 나가수에 출연해 중국 웨이보에서 530만명의 팔로우를 기록하며 최고 인기를 누렸던 황치열과  ‘화랑’의 주연으로 열연하고 있는 박서준은 필자가 가장 좋아하고 응원하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너무 안타까운 심정이다.

p1b5k8dhp1ksp1sk31nhr461t4f2.jpg


한국의 사드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로 해석되고 있으나, 중국 정부는 한한령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고, 양국간 문화교류는 민심에 기초해서 이루어진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의 공식적인 제재 여부를 떠나서 이미 중국발 위기는 한국의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가뜩이나 어려워진 한국 경제 전반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의 한국행 여행객 축소 방침, 전세기 취항 불허 조치 등에 따라 한국의 여행업계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과 민간교류로 인해 아직 매출에 영향을 받고 있지 않은 화장품업계마저, 안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더욱이 국정농단 사태로 전례없는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 정부에 이를 외교적으로 풀어갈 만한 사람도, 여력도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을 욕하고 막무가내로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는 의견은 댓글부대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정치적으로 견제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에 앞서 일본, 미국이다. 사드배치라는 정치적인 이슈로 인해 단기적으로 양국간 경제 위기가 초래되고 있으나, 이런 위기 속에서도 한국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전화위복의 기회 요인을 찾으려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문화산업을 비롯해 중국시장을 지향하는 한국 기업들은 현재의 상황을 내실을 다지고 한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p1b5k8dhp0tqd3i1j0g17nv1p921.jpg


황치열 팬인 필자는 매일같이 웨이보(중국판 SNS)를 확인하며 가끔씩 한중 양국팬의 교량역할을 하기도 한다. 정치적 이슈와 상관없이 중국의 수천만 팬들은 한류 ‘오빠’들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 9년동안 무명생활을 하며 음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황치열은 중국 20대, 30대, 40대의 취향을 저격한 팔색조 매력으로 그 저력을 과시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 왔던 한국의 전반적인 문화산업도 잠깐 멈춰서서 내실을 다지고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짜는 중요한 시기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외부환경의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중국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거부할 수 없는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반일감정이 강한 중국과 한국시장에서 일본 애니메이션과 그 파생상품은 정치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필자의 11살 난 아들은 파워레인저, 도라에몽, 포켓몬 등 일본애니메이션과 장난감 충성고객이다. 중국에 있는 친구 친지의 고등학교와 대학생 자녀들도 일본 만화영화의 매니아라고 한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일본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일본에 여행가고 싶어 한다. 일본의 이러한 문화적인 침투 전략은 거대한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하여 다양한 산업에서의 지속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시장에서 한류가 주춤하다고 해서 중국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소홀시 해서는 안된다. 중국에서 활동하던 한국 연예인들이 요즘 웨이보 갱신을 하지 않는다고 중국팬들이 안타까워 한다. 반면 황치열은 웨이보나 V앱을 통해 지속적으로 근황을 알리고 새해 목표를 공유하고 큰 절로 새해인사를 한다. 중국의 500만 팬들에게 황치열은 이미 역경 속에서 희망을 안겨주는 긍정적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고, 팬들과 공감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중국에서 언제든지 새롭게 비상할 수 있는 역량과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기업의 CEO와 중간관리자, 실무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류의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해야 한다. 고객에 대한 공감 수준의 이해와 유대감을 바탕으로 많은 아이디어와 혁신 방안을 도출하고 이를 다시 수렴해서 경쟁력있는 문화상품을 기획하고 국가와 기업 차원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소통의 장이 많이 마련돼야 하고, 효과적인 소통기법으로 집단지성을 이끌어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여 일등을 넘어선 일류를 향한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의 노나카 교수에 의해 각광받았던 지식경영은 개개인의 암묵지를 다양한 소통 방식을 통해 형식지로 전환하고 형식지의 공유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퍼실리테이션이 추구하는 철학 및 목표와 일맥상통하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퍼실리테이터 협회에는 천여명의 회원이 정기적으로 만나 퍼실리테이션의 가치와 방법을 공유하고 또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다. 일본이 어쩌면 퍼실리테이션을 접목시킨 지식경영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침체기를 겪으면서도 일류의 위상을 지키고 있고, 애니메이션, AI와 같은 분야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17년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한류의 전화위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퍼실리테이션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데 구심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p1aqr61f1chhe1n921b2hhv4nda1.jpg


인피플 컨설팅 최송화 수석컨설턴트

 (sallychoi2001@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