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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플이 만난 퍼실리테이터, 신성중학교 정유진 선생님
채홍미 2017-01-25

인피플이 만난 퍼실리테이터, 신성중학교 정유진 선생님


인피플 컨설팅에서는 다양한 조직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퍼실리테이터들을 만나고,
뉴스레터를 통해 그분들의 이야기를 함께 공유합니다.
오늘은 신성중학교의 정유진 선생님 인터뷰 내용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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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퍼실리테이션을 처음 접한 것은 언제이신가요? 어떤 계기였나요?

처음 접하셨을 때 어떠셨나요?

제가 퍼실리테이션을 처음 접한 것은 2010년 3월부터 시작된 에르디아 비경쟁 독서토론을 하면서입니다. 저의 전공이 국어였지만 ‘고등학생이라서’, ‘입시 때문에’ 라는 핑계로 교과서와 문제집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비경쟁 독서토론을 어떻게 진행하고, 도와야 하는지를 잘 몰랐지만, ‘행복한 교육 실천모임’의 선생님들과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 나누는 과정이 쉽고 재미있었습니다. 책을 못 읽었더라도 부담없이 참석해도 전혀 소외되지 않게 하는 퍼실리테이션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국어과목을 진행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인피플 컨설팅의 퍼실리테이터 양성 기본과정과 한국액션러닝협회의 액션러닝교수과정을 추천 받았습니다.
그해 바로 2010년 7월 26일~29일에 액션러닝코치 교수과정을 이수하고, 바로 이어 11월 10~12일 인피플 컨설팅의 퍼실리테이터 양성 기본과정을 이수했습니다.
퍼실리테이터 양성 과정을 이수하면서 ‘바로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학교에서 교사가 이렇게 퍼실리테이터가 되어 동기유발을 시킬 수 있다면’, ‘이런 퍼실리테이션 도구를 교실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면 학교가 충분히 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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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퍼실리테이션 교육을 평일에 이수하셨는데, 교직 특성상 시간을 내기가 어렵지 않으셨나요?

다른 분들도 가끔 ‘어떻게 퍼실리테이션 교육을 고가의 비용을 감수하고, 평일에 이수할 수 있었나요?’라는 질문을 하십니다. 그러면 저는 그냥 웃다가 ‘퍼실리테이션 교육은 보험금으로 받았어요. 그리고 교육을 받을 당시는 질병휴식기간이어서 가능했답니다’라고 대답을 하곤 합니다.
며칠 전 목표수립워크숍을 진행할 때 ‘올 한해 충만하고 행복했던 경험과 아쉬운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이 있다면?’ 이라는 질문에 참가자 중 한 분께서 ‘바닥을 친 공은 튀어 오를 수밖에 없다’라는 명언을 주셨습니다. 우리 모두의 무릎을 치게 만드는 답변이었고, 저 역시 ‘내가 바닥을 친 공이구나’ 싶었습니다.
왜 제가 바닥을 친 공이라고 생각했는지가 궁금하시다면 ‘저를 설명하는 키워드’를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2, 6, 12’입니다. 예측이 되시나요? 바로 정답을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2: 암이 두 개였다
6: 내 몸에는 장기 6개 (갑상선, 위, 자궁, 난소 한쪽, 맹장, 쓸개)가 없다.
12: 지금까지 12번의 수술(제왕절개 등 포함하여)을 받았다.

지난 2009년 두 개의 암을 한꺼번에 발견하고 수술하면서 절망스러웠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질병휴직을 낼 수 밖에 없었지만, 또다른 한편 삶의 쉼표 같은 기분이기도 했습니다. 40년 만에 여유로운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였고, 그런 기회에 이것저것 학습도 하고 여행도 할 수 있었던 충만한 기회였습니다.
2010년 인피플 컨설팅의 퍼실리테이션 교육과 액션러닝 과정을 배우면서 교사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었고, 그 성찰의 힘으로 사고의 전환을 넘어서 사고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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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퍼실리테이션 과정을 이수한 후 어떤 활동이나 시도들을 해보셨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하나 꼽으신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퍼실리테이션 과정을 이수한 이후 많은 활동과 시도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15시간 자율 연수 프로그램인 ‘책함성 교사연수’에 대한 자문과 강의도 했었고, 2010년에는 사단법인 ‘행복한 교육실천모임’의 이사로 함께 하면서 ‘가르치는 보람과 기쁨이 있는 행복한 교육공동체 구현’이라는 미션에 동참하면서 회원들에게 퍼실리테이터 교육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퍼실리테이터의 철학과 태도에 대해 꾸준히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퍼실리테이터로서 활동하면서 작년 11월 경기도 교육청의 의뢰로 혁신공감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왁자지컬 현문현답 워크숍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4. 퍼실리테이션을 하시면서 개인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퍼실리테이션을 하면서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무지하게 일방적인 의사소통의 수업을 진행했는지, 동기유발을 시켜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도구나 툴도 없이 교사인 나만 편한 수업을 해왔는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만 했을 뿐, 집단지성의 힘을 어떻게 끌어내는지 전혀 몰랐다는 사실에 부끄럽기만 했습니다.
제 인생은 퍼실리테이션을 알기 전과 후로 나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의 말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게 되었고, 적극적인 경청은 자연스러운 질문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잘 낼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겸손함이 커졌으며,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감과 추진력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조직을 돕고자 하는 마음 역시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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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퍼실리테이터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데, 앞으로 더 하고 싶으신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교육 영역에서 교사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일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모든 교사들이 임용 전 예비교육으로 러닝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기본과정)을 거쳐 학교 현장으로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교직생애 주기별 교육이나 1정 연수시 러닝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심화과정)으로 퍼실리테이터로서 비경쟁 독서토론법이나 디자인씽킹 프로세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연수를 기획하고 운영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우리 학교 현장이 퍼실리테이터의 철학을 통해 행복한 교육공동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고, 그 바람이 현실이 되는 그 날까지 교사 정유진의 퍼실리테이션은 계속될 것입니다.




채홍미 대표, 인피플 컨설팅 (chaehongm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