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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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의 행복
김소연 2016-11-14

‘3만원의 행복’


2016년도 이제 한 달 하고 3주가 남았다. 이 시점에 각 기업은 2017년을 위한 다양한 워크숍을 계획할 것이다.
우리 인피플 컨설팅도 ‘2017 전략 워크숍’을 하기로 했다. A, B, C 세 가지 큰 주제를 정했고 10월 28일 금요일로 날짜도 정했다. 그런데…… 문제는 ‘워크숍 장소’ 였다. 워크숍 시즌인 만큼 좋은 장소 찾기가 모래알 속 금가루 찾기만큼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는 ‘3만원의 행복’이라는 이름의 프리 워크숍(Free Workshop)을 진행 하기로 했다. 잊을 수 없는 워크숍을 경험했던 그 날을 회상하며 아래 글을 이어 가고자 한다.

10월 28일 금요일 오전 8시. 인피플 컨설팅 사무실에 오랜만에 모두 모였다. 바쁜 일정 속에 그간 어찌 지냈는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자연스럽게 워크숍이 시작 되었다. 활기찬 오프닝 후 오늘 워크숍의 목적과 주제에 대한 채홍미 대표님의 소개가 이어졌고, 오늘 워크숍에서 꼭 고민해 보고 싶은 내용을 각자 포스트 잍에 적었다. 각자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공유하여 체계화한 후 워크숍의 주제 A. B. C에 맞는 세부 주제들이 정해 졌다. 다음은 누가 어느 주제를 고민 할 것인지 정할 차례. 이것 역시 자신이 원하는 주제에 스스로 이름을 적고 같은 주제에 이름을 적은 팀원끼리 한 팀을 이루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바로 내가 오늘 이 시간 고민하고 싶은 주제, 내가 선택한 주제로 워크숍을 할 수 있다니! 워크숍 주제를 정하는 순간부터 흥미 진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누구와 한 팀을 이루게 될 지…그것이 무엇이라고 떨리기까지 했다)

각 주제별로 세 팀이 정해졌고, 본격적인 워크숍을 위해 사무실 밖을 나가야 했다. 여기서부터 3만원의 행복은 시작 되었다. 원하는 좋은 워크숍 장소를 찾지 못한 우리는 인당 3만원의 경비를 지급하고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식사를 하며 원하는 주제로 워크숍을 하는 프리 워크숍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와우!! 3만원. 현금 3만원을 받은 우리는 모두 어린아이 마냥 들떠 있었다. 물론 좋은 워크숍을 위한 회사의 경비였지만, 우리는 설레임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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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팀은 회사 근처의 음료 주문 시 꽃을 나눠 주는 카페에 가서 아이디어 회의를 한 후 삼겹살과 생새우가 나오는 점심 정식 코스를, 어느 팀은 신선한 빵과 커피를 제공하는 커피 연구소에서 워크숍을 한 후 월남쌈 점심 코스를, 어느 팀은 노량진 수산물 시장에서 생새우와 피조개 구이, 해물라면까지 제철 음식과 워크숍을 함께 하는 코스를 선택 했다. 사무실로 복귀하는 일정을 맞추느라 서로의 행방을 공유하기로 했던 단체 메신저에는 싱글벙글 한 팀원들의 사진으로 가득 찼다.

프리 워크숍에 푹 빠져있는 사이 어느덧 오후 3시가 되었고, 사무실로 복귀한 우리는 각 팀의 워크숍 결과물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워크숍 과정만큼이나 결과물 또한 아주 훌륭했다. 주옥 같은 아이디어들이 쏟아 졌고, 공유하는 시간 내내 진지함으로 임했다. 서로의 의견에 제언을 아끼지 않았고, 보완할 내용이 있다면 다음 2차 워크숍 때까지 각 팀 별로 소 회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오늘의 워크숍을 마무리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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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하면 바쁜 일정 속에 산더미 같이 쌓여가는 할 일을 두고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에 의해 억지로 해야만 하는 일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보통 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아도 그 날의 프리 워크숍은 감동 그 자체이다. 우선 지급 받은 워크숍 비용부터 쇼킹하지 않은가. 게다가 각자가 원하는 주제로 원하는 장소에서 진행되는 워크숍이라니!

워크숍에 몰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배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선택과 집중, 그에 따른 책임의 바탕은 퍼실리테이션이었다. 앞으로 나는 나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선택의 순간마다 프리 워크숍의 감동을 떠올리며 퍼실리테이션의 철학을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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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피플 컨설팅 김소연 선임컨설턴트
                                                                                                                          (ksy225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