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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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에 답 있다
관리자 2019-10-18

워크숍은 일반적으로 Sensing → Defining → Designing → Arranging → Facilitating의 5단계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 가끔 이 다섯 단계 중 가장 중요한 단계는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다섯 단계가 모두 중요하다고 대답하겠지.” 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여러분이 예상한 그 답이 옳다. 그러나 필자는 질문자의 상황에 따라 대답을 달리하기도 한다. 그 중 빈도수가 가장 높은 답변은 “Sensing”이다. 왜냐하면, 모든 일의 시작은 “Why?” 에서 시작되고 그것을 가늠할 수 있는 단계가 “Sensing” 단계이기 때문이다.


Sensing 단계의 목적은 워크숍과 관련된 내/외부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다. 필요한 정보는 크게 3가지로 다음과 같다.
   - Purpose: 왜 이 워크숍을 하려 하는가? 목적이 무엇인가?
   - Product: 이 워크숍을 마쳤을 때 얻고자 하는 최종 산출물은 무엇인가? 워크숍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 Participants: 누가 참석을 해야 하는가? 참석자들의 현재 관점은 어떠한가?
     ※ The Secret of Facilitation, Mike Wilkson 참조


이 세 가지의 정보를 캐내기(?) 위해 워크숍 퍼실리테이터는 관찰하기, 인터뷰하기, 직접 경험하기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퍼실리테이터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인터뷰하기’ 이다. 인터뷰는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정보를 직접 얻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뷰이를 통해 여러 Case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고, 인터뷰를 위한 사업장 방문으로 그 조직의 온도도 체크해 볼 수 있으며, 참석자의 특성도 파악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인터뷰 준비의 가장 첫 번째는 인터뷰이 선정이다. 이를 위해 퍼실리테이터는 담당자와 여러 번의 상의를 거쳐 Stakeholder를 분석한 후, 그 다음으로 인터뷰 문항을 구성한다. 인터뷰 문항은 워크숍 Agenda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지만, 반드시 들어가야 할 문항은 ‘워크숍에 대한 기대사항’ 이다. 이를 통해 퍼실리테이터는 워크숍 결과물을 예측하여 보고, 인터뷰 초반에 참석자들이 워크숍 결과에 상이한 기대를 하고 있음이 감지되면 인터뷰를 통해 기대수준을 영점조정 하기도 한다.


인터뷰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인터뷰이 반응은 “제가 뭘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다. (“글쎄요, 제가 뭘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듣게 될 것이다.) 그리고 워크숍을 한다는 것은 알지만, 왜 하는지는 잘 모른다는 대답을 뒤이어 덧붙인다. 그러나 인터뷰이의 이러한 반응에 당황하거나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그건 그저 처음 대면한 인터뷰어에 대한 일종의 낯가림의 표시라고 생각하면 된다. 많은 인터뷰이들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터뷰이들은 종종 질문과는 다소 결이 다른 가외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그 내용이 정말 중요한 힌트가 될 때가 많다. 인터뷰이들과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이어 가기 위해 미리 질문을 구성하지만, 경험 상 많은 이들이 마치 다음 질문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그럴 땐 준비한 내용을 질문 하기 보다는 그저 인터뷰이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관련된 내용을 catch up 하는 것이 의미 있을 때가 많다.


‘준비해 간 질문을 모두 진행하지 못하면 어쩌나’,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하면 어쩌나’, ‘인터뷰이가 인터뷰에 소극적이면 어쩌나’ 하는 이런저런 걱정에 떨리는 마음을 부여 잡고 시작했던 첫 인터뷰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많은 인터뷰를 경험하면서 이르게 된 결론은, 인터뷰어의 역할은 워크숍의 취지와 목적, 기대 사항 등 인터뷰 참석자들의 마음 속에 있는 다채로운 생각들을 겉으로 표현하게 하여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인터뷰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개인이나 집단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고 이야기를 나누다'라고 정의한다.  많은 인터뷰어들이 '정보를 수집한다.'에 초첨을 맞춘다.  혹시 다음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면, 이번에는 '이야기를 나누다'에 초점을 맞춰 보는 것은 어떨까. 얻고자 하는 정보는 그 이야기 속에 모두 담겨져 있다.


백주은 이사 (bback@inpeop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