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더 이상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때 비장의 무기

가끔은 아무리 쥐어짜도 참석자들이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아이디어들만 맴도는 회의가 있습니다. 이 때 퍼실리테이터는 참석자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어주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랜덤워드’입니다.

랜덤워드 브레인스토밍의 원리는 우리가 고민하던 주제와 전혀 관계 없는 단어를 무작위로 하나 선택하고, 그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 혹은 단어들과 주제를 강제로 연계시켜서 아이디어를 내는 강제연상법입니다. 회의 참석자들에게 기존 사고의 틀을 벗어나서, Out-of-Box Thinking을 하도록 강제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신규 런칭 화장품의 홍보 방안을 구상하던 팀이 ‘개구리’라는 단어를 선택했다면, 첫 단계에서는 개구리에서 연상되는 모든 이미지 혹은 단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정리합니다. 올챙이, 변신, 폴짝폴짝, 뒷다리, 연못, 왕눈이, 비 등 많은 것들이 있겠죠. 보통은 20여 개의 연상 이미지를 도출해 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첫 단계에서 연상한 단어들과 ‘신제품 홍보 방안’을 강제로 연계시켜서 창의적이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상하는 것입니다. ‘연못처럼 고객이 많이 체류하는 곳을 찾아 집중 공략한다’, ‘비 오는 날엔 화장품 20% 세일 이벤트를 진행하자’ 등과 같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습니다.
사전에 약속한 아이디어 개수가 채워지거나, 약속한 시간이 다 될 때까지 랜덤워드를 바꿔가며 프로세스를 반복해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시간 내외의 아이디어 회의에서 3~4개의 랜덤워드로 반복 진행 후 아이디어 평가 및 보완 단계로 이동합니다.

랜덤워드 브레인스토밍이 더욱 빛을 발하려면, 해당 주제에 대한 자유연상을 충분히 진행 한 후에 시작할 것을 권합니다. 자유연상 회의를 통해, 참석자들이 주제에 대해 갖고 있던 기존 생각을 충분히 쏟아내고, 주제와 무관한 주제와 연결해서 생각을 해 보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의외성’이라는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주제와 유사한 랜덤워드는 제외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 이상 아무런 진전도 없을 것 같은 회의 상황에서 기존의 모든 생각의 틀을 통제하고 바늘구멍만한 작은 구멍을 통해서 다시 세상을 보게 하면, 새롭고 신선한 자극에 우리의 두뇌가 다시 꿈틀꿈틀 생각을 펼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회의가 지루하고 팀원들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싶다면, 모든 회의 끝에 랜덤워드 브레인스토밍을 시도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주제와 아무 상관없는 단어를 통해 엉뚱한 아이디어들을 쏟아 내면서, 회의 참석자들의 상상력이 깨어나기 시작할 겁니다.
이 글을 읽는 지금, 고민하고 있는 주제를 한 줄 메시지로 적은 후 ‘자동차’를 랜덤워드로 삼아서 한 번 Solo Brainstorming을 해 보세요. 스스로의 창의성에 깜짝 놀라실 겁니다.

채홍미 대표, 인피플 컨설팅
(chaehongm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