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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퍼실리테이터 양성 전략
관리자 2015-03-27

사내 퍼실리테이터 양성 전략




어느 덧 2015년 1/4분기가 끝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2015년이 2/3이나 남아있다. 남은 기간 동안 우리 조직의 새로운 모습을 상상해 보자.

회의에서 모든 참석자들의 고른 참여를 이끌어 내면서도 논의가 초점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퍼실리테이터들이 모든 팀에 한 명씩 있다면 어떨까?
미리 회의 상황에 맞는 진행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참석자들이 회의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퍼실리테이터가 우리가 참여하는 모든 회의에 있다면?
직장인들의 근무시간에서 평균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회의가 생산적으로 바뀌는 것뿐 아니라, 그 조직의 일하는 문화를 바꾸는 확실한 계기가 될 것이다.


사내 퍼실리테이터 양성 위한 전략적 고민과 실행 필요
많은 기업들이 업무 선진화, 워크 스마트, 조직문화 변화, 리더쉽 역량 강화 등을 목적으로 사내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는 퍼실리테이션의 특성상, 퍼실리테이터 개인의 역량 하나로 바뀔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경우 시행착오를 겪다가 포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사내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하기 위해 좀 더 치밀하고 전략적인 고민과 실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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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퍼실리테이터 양성 전략: 성공 경험을 확산하라
성공적인 사내 퍼실리테이터 양성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첫 번째 전략은 성공 경험이다. 그것도 되도록 많은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중요 회의나 워크숍일수록 그 효과는 크다. ?예를 들어, 전사가 참여하는 Kick-off Workshop이나 비전 수립 워크숍, 전략 워크숍, 임원 워크숍 등에서 모든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잘 설계된 회의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경험을 직접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로써 실제 워크숍의 성과도 있겠지만, 퍼실리테이션을 확산하고 사내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하는 데 있어 조직의 공감대와 지지를 보다 쉽게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 퍼실리테이션의 기반이 약한 조직일수록 퍼실리테이션의 필요성을 생생하게 전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처럼 직접적인 경험 없이는 변화의 첫 시작은 요원하기만 할 것이다.
실제 당사에서 전문 퍼실리테이터들이 진행한 워크숍의 참석자들의 한결 같은 반응도 역시 ‘다른 회의나 워크숍도 이렇게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었다. 늘 하는 회의와 퍼실리테이션이 적용된 것과의 차이를 직접 보기 전에는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퍼실리테이터 양성 교육에 참여하고 나면, ‘지금까지 내가 진행했던 그 많은 회의의 참석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라며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이다.


중요한 회의체에 퍼실리테이션 우선 적용
시력 교정을 한 듯, 안개가 걷히도록 하는 성공경험을 체험하기가 완료 되었다면, 좀 더 다각적인 실행 대상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이 사내 퍼실리테이터 양성의 성공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두 번째 전략이다. 가장 위험한 것이 ‘지금부터 모든 회의는 퍼실리테이션 방식으로 한다’와 같은 식의 실행이다.
기업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중요 회의 중 가장 퍼실리테이션 적용이 필요한 장면을 선정하고, 그 회의체를 이끄는 회의 리더를 퍼실리테이터로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전사 생산기획 회의, 사업참여 결정을 위한 검토 회의, 프로젝트 착수 회의, 각종 점검 회의, TF 회의 등이다. 이러한 회의는 각 부서의 입장만 주장하다가 다음 회의 일정만 확인하고 끝나거나, 한 부서의 일방적인 통보만 전하고 마무리되기 십상이다. 또한 전사 혁신, 기획, HR, 마케팅 등 새로운 일을 착수하고, 업무 조정과 관련된 회의를 자주 주최하는 부서의 실무진을 퍼실리테이터로 양성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새로운 방식의 퍼실리테이션 회의 디자인
때로는 새로운 방식의 퍼실리테이션 회의를 디자인하고, 이를 진행할 수 있는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필자가 근무했던 GE의 경우, 잭 웰치 회장이 시작했던 워크아웃 타운미팅이 전사적으로 실행이 되었었는데, 이는 늘 하던 회의체와는 다른 새로운 퍼실리테이션 방식의 회의를 조직문화 혁신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었다. 타운미팅이 그것이다. 근무처를 떠나 낯선 장소에서 실무진들이 모여 문제를 토의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도출하는 모든 과정은 숙련된 퍼실리테이터에 의해서 설계되고 진행된다. 그리고 그 회의 결과는 스폰서에 의해서 회의 말미에 채택/기각 중 하나로 명확하게 의사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일반 직원들은 워크아웃 타운미팅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퍼실리테이션 기법과 기술을 학습하게 되고, 자신의 업무 회의에 모방하면서 일하는 문화를 바꿔가게 된다. 자신이 직접 참여하면서 경험했던 기법이었기 때문에 따로 교육이 필요없는 것이다. GE에서 전사원에게 워크아웃 타운미팅을 교육시키지 않고도 전사적인 일하는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실무진이면 누구나 1년에 한두 번은 타운미팅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퍼실리테이션을 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워크아웃 퍼실리테이터 활동을 수행할 소수의 인원에게만 퍼실리테이터 양성 훈련과정을 제공함으로써 비로서 워크아웃을 설계하고 진행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한다.


교육 이후의 Shadow Coaching
퍼실리테이션을 각본 없는 즉흥연기에 빗대기도 한다. 퍼실리테이터는 사전 준비를 통해 참석자들을 파악하고, 회의 Agenda를 설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겠지만, 참석자들이 회의에서 막상 어떤 발언을 할지, 논의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실제 회의가 열려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내 퍼실리테이터들이 교육을 잘 이수했어도,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회의의 특성 때문에 당황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따라서 사내 퍼실리테이터 양성을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 교육 이후의 사후실행 과정에 대한 지원이다.
우선 교육 이후 1개월 이내에 반드시 퍼실리테이션을 실행할 수 있도록 사후학습 기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2회 가량의 퍼실리테이션 적용을 사후학습으로 강제화 함으로써 퍼실리테이터가 배운 기법과 기술을 실제 상황에 시도하면서 자신감을 갖도록 돕는 것이다. 이때 전문 퍼실리테이터가 사후학습을 코칭해 주도록 준비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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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퍼실리테이터에 의한 코칭
사내 퍼실리테이터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어떤 상황에 어떤 기법을 접목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회의 기획단계이다. 회의 기획단계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전문 퍼실리테이터가 코칭을 해 주면, 사내 퍼실리테이터의 역량 향상과 함께 해당 회의의 성과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퍼실리테이션의 특성상 항상 실전에서 경험하며 역량을 키워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전문 퍼실리테이터에 의한 코칭은 필수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문 퍼실리테이터는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전문가로서 실행 초기에는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사내에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전문 퍼실리테이터는 사내의 난이도 높은 회의나 워크숍을 퍼실리테이션하며, 사내 퍼실리테이터 양성을 위한 Supervisor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 퍼실리테이터 협회나 국제 퍼실리테이터 협회 (IAF-International Associate of Facilitators) 등 공인 기관을 통해 전문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역량을 점검하고 전문 인증 자격을 취득하도록 하는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퍼실리테이터들의 성패 공유하며 기다려주는 인내의 시간 필요
이렇게 느리지만 한 명 한 명의 퍼실리테이터들이 하나 하나의 회의에서 성공을 거듭해 가면서 어느 순간 티핑 포인트가 만들어지고, 조직의 대대적인 변화가 감지되는 시점이 온다. GE의 타운미팅처럼 회의 참석자들이 퍼실리테이션의 기법과 기술의 효과에 공감하고 모방하기 시작하는 시점일 것이다. 이러한 티핑 포이트가 올 때까지 퍼실리테이션을 적용 할 대상을 신중하게 정하고, 충분한 교육과 코칭을 제공하고, 퍼실리테이터들의 성공과 실패를 공유하며 기다려주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내강사를 러닝 퍼실리테이터로 양성
사내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하는 또 다른 방안 중의 하나는 사내 교육에 퍼실리테이션을 접목하는 것이다.
강의에 적용되는 퍼실리테이션은 학습자의 학습이 쉽고 용이하게 되도록 돕는다는 의미에서 러닝 퍼실리테이션이라고 한다. 러닝 퍼실리테이션은 미팅 퍼실리테이션과 철학은 같지만, 미팅 퍼실리테이터가 회의에서 중립을 지키면서 참석자들의 의견과 의사결정을 돕는 것과 달리 강의 내용의 전문가로서 명확한 가이드를 해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 영역이다.
그러나 러닝 퍼실리테이션은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성과를 낸다는 측면에서는 회의 퍼실리테이션 못지 않게 기업에서 중요한 영역이다.
사내에서 진행되는 강의에서 강사들이 자신이 아는 것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강의 형태에서 벗어나서 참석자들이 경험과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고,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고민하게 돕는 퍼실리테이션 형태의 강의를 한다면, 교육의 성과는 배가 될 것이다. 즉, 사내강사들을 러닝 퍼실리테이터로 양성하는 것이다.
교육 대상자인 학습자 중심으로 지식이 공유되는 사내 교육을 통해 참여를 촉진하는 퍼실리테이션 문화와 기법은 좀 더 빠르게 조직 내에 전파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참여하는 일상적인 회의에서 리더가 퍼실리테이터이터로서 자연스럽게 회의를 이끌고, 이해 관계가 복잡한 회의와 대규모 워크숍에서는 숙련된 퍼실리테이터들이 치밀하게 회의를 준비하고 집단지성을 이끌어 내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가? 

상상이 된다면, 우리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미래가 될 수 있다.
첫 성공 경험을 어떻게 할지, 아직도 2/3나 남은 2015년에는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작성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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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미 대표, 인피플 컨설팅
(chaehongm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