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칼럼

나만의 강의 레시피, ‘컨텐츠와 프레임웍’ 만들기(下)
관리자 2015-05-11

나만의 강의 레시피, ‘컨텐츠와 프레임웍’ 만들기(下)


1455.jpg


지난 상편에 ‘내용’이라는 용어 대신 ‘컨텐츠’라고 썼던 것은 초고속통신망이 설치되고 온라인 교육이 일반화되면서부터이다. 원래 오프라인에서 진행되었던 교육의 내용전문가는 교수나 교사였고 그들은 내용전문가, 즉 SME(Subject Matter Expert)라고 불렸다.


그런데 이 순수한 내용이라는 것이 온라인 상에서 구현이 되려면 내용전문가 이외에 그 내용을 온라인 과정으로 가공하기 위해 교수설계자, 웹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동영상 촬영기사, 내용 더빙을 위한 성우, 시스템 운영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작업을 해야 하나의 과정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단순하게 내용이라고 말하기 보다 내용이 다양하게 가공된 상태를 구별지어 컨텐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세상이 바뀌고 구글 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가 말했던 것처럼 현재 단 이틀간 정보의 양은 인류가 만들어진 이래로 이제까지의 정보의 양과 맞먹는 정도라고 하듯이 컨텐츠는 정신없이 바뀌고 또 바뀐다. 평생 공부를 해야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따라잡을 수 있는 세상이다. 대학에 진학해도 졸업을 미루면서 공부를 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 대학원을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이후 취업을 해도 사내대학에서 또 교육을 받고, 정말 평생교육 시대임을 절감한다.

강사에서 퍼실리테이터로, 또 코치로 활동해 오면서 그렇게 바뀔 때마다 그냥 바뀌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그야말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1對 다수에서 1對 소수 참가자, 1:1 형태의 코칭까지 참가 대상자의 인원수가 바뀌는 것이 보이는 차이이다. 동일한 컨텐츠라고 하더라도 참가자 수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참가자가 여럿일 경우 어느 선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고민해야 하지만, 참가자가 소수일 경우 그들에게 어떻게 맞춤형의 컨텐츠로 가공할 것인 가를 고민해야 한다. 고민의 방향과 요소가 다른 것이다. 이것이 프레임웍 자체가 컨텐츠로 존재하고 학문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지식경영 시대 학습조직이 자리를 잡았다. 외부강사 초빙 특강도 여전히 많지만, 직무교육의 대부분은 사내 강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나아가 전통적인 주입식 강의에서 퍼실리테이션(Learning Facilitation)으로 변화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사내 강사 양성과정, 퍼실리테이터 양성 과정을 도우며 자신의 원래 컨텐츠인 직무 영역에 덧붙여 강의기법, 퍼실리테이터 기법을 익힌다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구성원들을 종종 봐왔다. 프레임웍이 금방 익혀지는 것도 아니고, 현재 맡은 일이 사내 강사일 뿐이니 하는 것이라고 일시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컨텐츠가 바뀌는 시대에 프레임웍도 바뀌기는 한다. 그러나 그 변화는 컨텐츠에 비할 바는 아니다. 아닌 말로 조직을 떠날 때 컨텐츠를 반납하거나 소용이 없어지더라도 내게 익혀진 프레임웍은 반납할 수도 반납하기를 요구할 수도 없다. 온전히 내 것이다. 이렇게 말을 하고 나니 마치 떠날 때를 대비하라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전혀 그런 의미가 없는 바는 아니나 컨텐츠와 프레임웍이 분리될 수 없는 것이지만 잠시 분리시켜 생각한다면 컨텐츠는 없어져도 프레임웍은 남는 것이니, 그리고 내 것일 수 밖에 없으니 한 번 익혀볼 만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특별히 조직 내에서 순수하게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
대학에서 전공을 하였어도 조직에 들어가면, 재교육을 받고 업무를 해도 대학에서 배운 내용들이 그대로 적용되기 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또한 조직 내에서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장하게 되면 어느 시점에는 그 전문성을 다른 구성원들에게 전수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것이 사내 강사를 사내 퍼실리테이터로서 양성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조직에서 기회를 줄 때 나만의 컨텐츠와 함께 프레임웍을 익혀서 나만의 맛을 내는 나만의 강의를 만들자. 또한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익혀 다른 사람들과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익히자. 그리고 코칭을 익혀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곳까지 옮겨갈 수 있도록 돕자.

컨텐츠가 급박하게 바뀌어 가는 이 시대에 어떤 컨텐츠를 담더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웍을 입혀 남들과 함께 새로운 컨턴츠를 만들어 가자.
그렇게 한다면 어떤 조직에서나, 혹은 조직을 떠나더라도 그리고 개인 생활에서나 누구와도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혜선 파트너, 인피플 컨설팅
(nowhrd@naver.com)